<쉽게읽는 중국경제> 빚더미에 올라앉은 中 철도사업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철도사업, 돈가뭄에 중단’ ‘철도부에 돈 못받은 상장사 36개’ ‘철도부 빚 400조원 육박’……올 들어 중국 철도사업이 대대적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막대한 돈이 투입됐던 철도사업에 자금줄이 막히면서 공사가‘올 스톱’된 것이죠. 오늘은 ‘빚더미’에 올라앉은 중국 철도사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수 년간 중국은 일일 경제권과 물류망 확대를 통한 내수소비 진작을 위해 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중국은 대륙 종횡을 가로지르는 ‘4종4횡 (四縱四橫)’ 형태의 거미줄로 주요 도시를 철로를 연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고속철도망을 1만6000km로 확대하고 세계 최대고속철도망을 보유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죠.

특히 중국에서 철도사업은 부동산 산업 다음으로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하는 산업입니다. 지난 2009년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철도건설 사업에 6000억 위안을 쏟아 부었고, 이로써 일자리 600만개를 창출하고 철강 2000만t, 시멘트 1억2000만t을 소비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밖에 전동차, 철강, 건축, 고무, 합성재, 전력 정보, 컴퓨터, 기계장비 등 수조원 규모의 관련 산업과 연관돼 내수소비를 촉진했죠.

그러나 문제는 올 초 ‘고속철 게이트’가 터지면서 발발했습니다. 중국 철도부 류즈쥔(劉志軍)부장이 약 100억 위안 규모 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철도부가 ‘부패의 온상’으로 낙인찍혔죠.

여기에 지난 7월 원저우(溫州) 고속철 추돌사고까지 터지고 중국 철도부가 그 동안 철도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실이 여론에 폭로되면서 중국은 철도사업 확장에 급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철도 투자액도 급감해 중국 전역에서 한창 진행 중이던 철도사업이 차질을 빚게 됩니다. 중국 정부는 고속철 건설계획을 대폭 축소했고 금융권도 건설자금 대출을 중단해버렸습니다.

실제로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10월 중국철도운수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9%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중국 언론에서는 12차5개년 규획기간에는 철도건설 투자액을 지난 해 8500억 위안에서 5000억 위안까지 줄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철도 전문가 왕멍수(王夢恕)는 “90% 구간의 철도 공사가 중단됐거나 늦춰지고 있다”며 “차질을 빚고 있는 철도공사 구간이 1만km 이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철도 건설 투자액이 줄면서 건설 노동자 임금이나 공사대금도 체불돼 노동자 수만명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도 벌이기도 했죠.

심지어 중단된 철도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중국 푸젠(福建)성에서는 성장이 직접 나서서 은행에 돈을 구걸하러 다닌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중국 당국이 철도부에 2000억 위안(한화 약 35조원) 규모 채권을 발행토록 허가하면서 중국 철도건설 사업은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수단 중 하나인 고속철 건설을 재개해 최근 수그러든 경기 불씨를 살리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베이징 교통대 자오젠(趙堅) 교수는 “철도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최소매년 6000억 위안은 필요하다”며 “2000억 위안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가뜩이나 빚에 허덕이는 철도부가 또 다시 빚을 내 사업을 강행한다면 중국 재정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죠.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이라 불렸던 철도사업이 이제는 성장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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