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와 기후변화건강포럼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개최한 ‘3차 기후변화 건강영향 종합학술 포럼’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전세계적인 온난화로 우리나라가 향후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증가가 예상되는 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한국 아열대 기후구로 변화
이날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2090-2099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6.4도 상승하고, 고온과 호우의 발생빈도는 증가한다.
한국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1971~2000년과 비교해 2071~2100년에는 4도 정도 올라가고, 연강수량은 17%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겨울철의 기온 상승도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구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봄과 여름 시작일이 빨라지고, 가을과 겨울 시작일은 늦어지며 제주도와 울릉도, 동해안, 남해안 지역의 경우 겨울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 자살·장출혈성 대장균 발생 주의
이런 변화는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윤희씨가 2001~2005년 국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살은 봄과 여름에 증가하고 가을과 겨울에 감소하는 뚜렷한 계절성을 보였다.
특히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자살은 1.4% 증가했다. 기온에 따른 이런 영향은 남성, 65세 이상에서 더 두드러졌다.
향후 국내 기온이 점차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자살 증가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인성·식품매개성 감염병 발생 현황도 현재와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임지선 을지의대 교수는 2001~2010년 국내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온·강수량·습도와 장출혈성 대장균은 양의 상관성, 비브리오 패혈증은 기온·습도와 양의 상관성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반면 세균성 이질과 장티푸스는 기온·강수량·습도와 음의 상관성을 나타냈다.
시기별로 세균성 이질은 겨울철,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과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했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0~5세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에서, 세균성 이질은 6~18세 아동·청소년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티푸스와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는 40세 이상 성인이 많았다.
지역별로 장출혈성 대장균은 서울과 광주 지역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은 경기와 전남, 경남에서 높게 나타났다.
임 교수는 “연구 결과 장기적인 기후의 변동에 의해 질병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감염병은 장출혈성 대장균과 비브리오 패혈증”이며 “장출혈성 대장균은 서울·광주·경기 지역의 0~5세 소아가 기후 변화에 취약한 인구로 파악돼 이 지역 소아에 대한 장출혈성 대장균 감시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