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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플레이선에 벙커가 있으면 바람직하지 않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코스내에 잘 못 배치된 벙커는 없다. 따라서 벙커가 어디에 있든지 그것을 피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골프코스 설계가 도널드 로스(1872∼1948)의 말이다. 로스는 미국 파인허스트CC 넘버2코스, 세미놀GC, 오클랜드힐스CC등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곳을 비롯해 모두 385개 코스를 설계한 ‘코스설계의 명인’이다.
로스는 코스설계가들이 아무 의미없이 벙커를 배치해 놓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벙커 대부분은 플레이어들의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설령 벙커가 플레이선상에 없더라도 심리적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볼이 벙커에 들어가면 프로들도 파를 장담할 수 없다. 올시즌 미국PGA투어프로들의 ‘샌드 세이브’(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2타 이내로 홀아웃하는 비율)는 49%다. 벙커샷에 일가견이 있는 최경주의 샌드 세이브는 55.65%(랭킹 20위)다.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한다는 프로들이 그렇다.
아마추어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한 자릿수 핸디캡을 지닌 ‘싱글 핸디캐퍼’들의 샌드 세이브는 7%다. 벙커에 열 번 들어가면 잘 해야 한 번 파를 잡는다는 얘기다. ‘보기 플레이어’들은 샌드 세이브가 제로(0)다. 그러니 아마추어들은 벙커는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이다. 그러려면 티샷이나 세컨드샷을 할 때부터 세심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예컨대 파4홀에서는 티샷을, 파5홀에서는 세컨드샷을 잘 보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그린을 향해 어프로치샷을 할 때 플레이선에 벙커가 놓이지 않는 ‘앵글’을 찾는 것이다. 파4홀에서 그린 왼편에 벙커가 있다고 하자. 이 경우 티샷을 페어웨이 왼편에 보내놓으면 두 번째은 벙커를 넘겨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잘 못 맞아 짧으면 벙커행이다. 플레이선에 벙커가 가로놓여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 이런 홀에서는 티샷을 의도적으로 페어웨이 중간이나 오른쪽으로 보내놓는 전략이 필요하다.
벙커가 플레이선에 없고 옆으로 치우쳐 있어도 벙커를 멀리하는 샷을 구사해야 한다. 예컨대 벙커 가장 자리에서 10m정도 반대편을 겨냥하면 볼이 벙커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아진다.
올 시즌 오프 전에 원하는 스코어를 내고자하는 골퍼들은 이제라도 벙커는 무조건 피하는 전략을 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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