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 건설부동산부 차장 |
연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신문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TV를 켜도 뉴스 앵커의 목소리를 타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져 온다.
40여년간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돼온 강남지역. 대체 이곳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2011년 11월 오늘. 재건축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강남권(강남3구·강동구). 시장 활황기 때는 가장 상승폭이 크던 이곳의 집값이 최근 고공낙하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지금까지 4.5%(부동산114조사)가 떨어졌다. 정부 정책에 따라 반짝 상승세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지난 2~3년간의 통계를 보면 대체로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투자1번지라는 옛 영광이 무색해진 지금, 더 이상 이곳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장이 활황기를 맞고 있는 판교나 광교로, 더 멀리는 대전·당진·창원 등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서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고가의 이 주상복합아파트가 최근 몇년새 경매시장에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경매에 나와도 유찰되기 일쑤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지금, 어느새 늙어버린 고가의 덩치 큰 주택에 누가 관심을 갖겠느냐"고 반문했다.
세입자들도 하나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여기에 둥지를 틀고 싶어했던 사람들은 몇년을 못버틴 채 결국 짐을 싸고 있다.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 1~2년차를 맞은 새아파트들의 전셋값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떠나야 하는 이들은 '차라리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며 경기권으로 대거 이동중이다.
부동산 투자의 1번지로 꼽혀온 강남지역. 최근 이 곳 부동산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은 '강남부동산 불패신화'의 끝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일까.
일부에서는 부동산 투자시대는 끝났다며 강남불패신화 종말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투자수요가 많았던 대형아파트, 주상복합 등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소형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8학군 시대가 거의 끝나고 있는 현실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강남불패신화는 꺼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돌고 돌 듯 부동산도 흐름을 타는 것일 뿐, 강남은 부촌으로서의 명성을 곧 회복할 것이란 강한 믿음을 이들에게 찾아볼 수 있다. 1998년 국제금융위기(IMF)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였지만 몇년 후 강남신화창조는 계속된 것이 그 방증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강남불패신화, 역사속으로 숨어 들어간 것인가 아니면 다시 비상할 것인가. 선택은 또 다른 무언가를 꿈꾸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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