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입찰 마감 임박… 정유사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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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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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퇴양난에 빠진 정유사, 입찰 성사되면 GS칼텍스 낙찰 가능성 높아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정유업계가 정부의 ‘알뜰주유소’ 입찰 참여 압박에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알뜰주유소 입찰 마감일이 15일 오후로 예정된 가운데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정유 3사가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이들은 막바지까지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한편, 향후 상황 변화에 따른 유불리를 예측하고자 심사숙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유사는 대형 공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자유시장경제가 침해된다는 점에서 알뜰주유소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를 확대할수록 점유율은 물론, 가격 면에서 정유사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석유수입사 관계자는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데는 품질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수입을 해와서 팔 수 있는 곳만 충분하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며 “석유공사가 향후 알뜰주유소를 충분히 확보하게 되면 석유 수입이 가능해져 구매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정유사를 상대로 더 큰 기름값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부담에도 정유사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의사를 내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유 4사가 모두 입찰을 거부하면 알뜰주유소가 표류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 특히 SK에너지의 경우 오너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어 강한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는 “어차피 입찰이 성사된다면, 공급사로 낙찰돼 대형 수요를 확보해 두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며 “석유공사의 유통시장 진입 문제는 차후에 법적인 대응을 해나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낙찰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곳은 GS칼텍스다. 이번 입찰은 석유공사와 농협의 공동입찰로써, 공급사로 선정되면 양사의 물량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그간 농협에 물량을 공급해온 GS칼텍스가 타사보다 수급 측면에서 여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낙찰된 물량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충분한지 검토해야 한다”며 “또한 알뜰주유소가 어디에 많이 위치해 있는지 지역도 중요하고, 낙찰 단가도 수출가격보다 싸다면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니까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 대리점과 주유소의 입장도 고려 대상이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이들의 반대 여론이 거센 가운데 알뜰주유소 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사는 계열 대리점 및 주유소와의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자칫 이들로부터 비난을 살 수도 있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이들 대리점 및 주유소의 반대 여론은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의 문제점을 꼬집는 명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리점업계가 알뜰주유소에 대한 반대의사가 확실한데 비해, 주유소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상황이 미묘하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전체 주유소에 혜택이 안돌아 가는 부분은 우려되지만, 알뜰주유소에 찬성하는 회원사도 있고 반대하는 회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는 “주유소는 알뜰주유소가 인근에만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혹은 알뜰주유소 가입을 검토 중인 주유소도 있을 것”이라면서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단가와 비교해 계열 정유사에 공급단가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생기니 상황을 지켜보려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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