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귀국길…한미FTA 비준 설득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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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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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사흘간의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3일 오후(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에 정국 운영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귀국 다음날인 15일 국회를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한미 FTA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조속한 비준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한미 FTA 비준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의장실은 물론 여야 지도부와 오전부터 전화통화를 하고, 직접 국회를 찾아 세부 일정 조율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최종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오후 국회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박희태 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만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지난 11일 국회를 전격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연기해달라는 민주당 측의 요청을 수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15일에도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보장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당시 연기를 요청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APEC 정상회의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재협의하고 새로운 제안을 받아 올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고, 오바마 대통령 주최 APEC 정상 만찬에서도 한미 FTA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시작에 앞서 잠시 조우해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가벼운 인사말이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 정상회의나 만찬 자리에서 한미 FTA처럼 협상과 관련한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ISD 재협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재협의 자체가 국제적 관례에 어긋나고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참모는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한미 FTA에 대해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외교 관례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민주당이 계속 반대할 경우 국회법과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해 표결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의 대국회 직접 설득 행보는 야당 지도부와의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모종의 정치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원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여론 환기 효과를 불러 일으켜 점점 약화돼온 한미 FTA 비준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을 자극해 자칫 정국이 더 꼬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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