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이 잇달아 중국 은행권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중국 투자에서 발을 빼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4일 중국 건설은행 주식 104억주를 514억8000만홍콩달러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건설은행 지분은 기존 5%에서 1%로 줄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2005년 6월 건설은행 지분을 처음 매입한 뒤 약 3년 간 총 119억1000만 달러어치 투자했다. 건설은행 지분을 매각한 것은 지난 2008년 11월 이래 이번이 다섯 번째다.
브루스 톰슨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회사의 자산부채표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매각을 통해 자기자본율을 24bp(1bp=0.01%) 높였다”고 전했다.
앞선 9일 골드만삭스도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 주식 17억5000만주를 85억5000만 홍콩달러에 매각해 지분율을 기존 2.9%에서 2.2%로 줄였다.
지난 10월에도 도이치뱅크와 JP모건이 홍콩 증시에서 농업은행 주식을 각각 2억8100만주(8억2500만 홍콩달러), 5041만5200주(1억4000만 홍콩달러)씩 처분했다. 또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도 지난 7월 건설은행과 중국은행 주식 각각 15억주, 52억주를 처분해 285억 홍콩달러 어치를 현금화했다.
업계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다가 지방정부 채무나 부동산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중국 은행권의 리스크가 커지자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중국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9.1%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부동산 가격은 지난달 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리스크가 커지면서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 4월 말 고점 대비 현재까지 25%나 빠진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재 중국 전체 은행시스템의 1% 수준인 부실대출비율이 조만간 8~1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구미 금융기관들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자산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투자 대비 수익율이 높은 중국계 은행지분을 처분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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