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삼성家 보험주가…地 '웃고' 朴 '울고'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지면서 한 지붕 두 가족 보험형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15일 8만 5100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 주가 22만 7500원보다 14만 2400원 낮은 가격이다.

이날 삼성생명 주가는 100원(0.12%) 상승하고 삼성화재는 4000원(-1.73%) 하락했지만 벌어진 주가 차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상장됐던 지난해 5월 31일 기준 양사의 주가는 삼성생명 10만 9000원, 삼성화재 17만 7500원으로 차액은 6만 850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상장 1년이 된 지난 5월 31일 삼성생명 주가는 8만 9800원으로 상장 때보다 2만원 낮아졌다. 반면에 삼성화재 주가는 20만 6500원을 기록했다. 1년 새 두 회사의 주가는 11만 6700원까지 벌어졌고 이후 주가 차이는 더 커졌다.

삼성생명은 지난 7월 자사 보통주 300만주 매입이라는 고육책을 내놨지만 일시적인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는 데 그쳤다.

주가 격차가 벌어지면서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과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그룹 수뇌부가 최근 계열사들의 각종 경영지표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박 사장과 지 사장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두 보험 계열사의 주가 흐름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두 수장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중국 본사 사장 출신으로 이른바 중국통인 박 사장은 지난 6월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량주로 분류되는 삼성생명의 주식이 공모가 11만원을 밑돌며 지지부진한데가 그룹이 큰 기대를 걸었던 국제화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 사장은 지난 2008년 6월 산성화재 CEO로 취임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완만하지만 호전되는 실적을 내면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 삼성생명의 순이익을 추월하며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분기순이익 2725억원을 기록해 삼성생명 3094억원에 밀렸으나 9월에는 4827억원을 벌어들여 삼성생명 4047억원을 앞질렀다.

삼성생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삼성화재의 주가를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생보시장과 손보시장은 업종과 업황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가 힘들다”면서도 “생보시장에 비해 더 좋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손보시장의 전망이 더 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세계적 경기 하락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가가 서서히 오를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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