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산업용 코팅장비 제조업체 피엔티가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을 결정하며 그간 침체됐던 스팩(SPAC) 합병이 활기를 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엔티는 15일 여의도에서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8일 주주총회에서 스팩합병을 위한 최종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말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앤티는 다양한 전방산업에 사용되는 핵심소재의 코팅 및 절단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2차전지와 구리, IT사업부와 반도체 사업부 등에도 진출해 다양한 전방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73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1억원, 54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51.2% 늘었고, 이익률 역시 10%를 상회한다.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하는 가운데 피엔티가 스팩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자금확보를 위함이다. 지난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장을 준비해 온 피엔티는 본격적인 중국 시장의 영업망 구축을 위해 200억원 가량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피엔티 관계자는 "기계장비 기업의 특성장 일반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자금을 유치할 경우 200억원까지 모으기 어려운데 반해 스팩합병을 한다면 공모자금 200억원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며 "이에 스팩을 통한 상장을 고민하던 중 지난 6월 하나그린스팩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앤티는 합병을 통해 유입되는 스팩 공모자금 200억원을 해외 장비의 국산화를 위한 개발과 중국 영업망 구축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상장의 주관하고 있는 하나대투증권의 이웅겸 IPO팀 부장은 "앞서 부국퓨쳐스타즈스팩이나 하이제1호스팩 등은 한국거래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갔다"며 "앞으로 피엔티의 행보에 증권사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태고, 피엔티의 스팩상장 성공 여부에 따라 스팩합병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스팩합병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와 시장여건 악화로 스팩합병이 다소 주춤했지만 스팩합병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모아둔 공모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단시간 내 상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스팩합병의 장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팩 합병을 심사중인 곳은 키움스팩1호를 비롯해 SBI&솔로몬 드림스팩, 현대드림투게더스팩, 이트레이1호, IBKS스팩 등 총 7곳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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