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코스닥시장, 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해야’

[왼쪽부터]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이미지는 횡령·배임 및 불성실공시 등 시장건전성 저해행위는 물론 대기업의 종속업체로서의 산업구조적인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회계제도와 감사제도도 시장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 도입, 소속부제(투자주의환기종목포함) 시행 등 건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불건전행위의 지속적인 발생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코스닥시장의 이상징후를 조기해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사진 우측)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사례분석을 통해 심사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며 "상장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함으로써 선제적인 투자자보호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도입된 소속부제에 대해서도 최 상무는 "제도시행 경과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므로 소속부제도의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투자주의환기종목의 경우 부실화가 심화됨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관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회계산업선진화방안' 일환으로 품질관리능력과 손해배상능력을 갖춘 회계법인에 대해서만 상장회사의 외부감사를 허용하는 '상장법인 감사인등록제도'를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 차원에서 주의를 요하는 사항에 대해 신중한 투자를 유도하고자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사진 좌측)은 "상장사 진입장벽을 너무 높이면 기업의 잠재적인 성장을 막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의 진입을 촉진하는 동시에 적절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균형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에서 지정감사인 제도와 분기별 감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정 연구위원은 "감사제도는 현행 그대로 실시하되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코스닥 상장사들의 이상징후를 최단 시간에 적발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상무는 "공정한 감사가 요구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외부감사인을 지정받도록 돼 있다"며 "코스닥시장본부도 시장관리자로서 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적격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회사들은 물론 코스닥 상장사 CEO들의 윤리의식 강화와 자질향상 등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도록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사 CEO들이 책임감을 갖고 기업을 경영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CEO들이 범법을 하지않고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투자회사들도 투자자들에게 수익성뿐만 아니라 적합성 원칙을 따라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