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한국이 아시아국 최초로 2015년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미국-세계연합 남자프로골프단체전)를 유치할 수 있었던 데는 박삼구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의 공이 컸다.
박 회장은 2006년 미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관람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해 팀 핀첨 미PGA투어 커미셔너를 만났다.
이 때 처음 그에게 한국의 프레지던츠컵 개최 의사를 전달한 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사무국에 대회 유치에 필요한 자료 조사를 지시했다. KPGA 사무국은 그때부터 미PGA투어 사무국 및 스포츠마케팅업체 IMG 등과 교류를 통해 대회유치 준비작업에 나섰다.
또 2009년부터 박 회장은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회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득 작업을 했다. 박 회장은 핀첨 커미셔너가 같은 해 11월 한국을 방문하자 2015년 대회의 한국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이 때 2015년 대회 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던 나라는 한국 외에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이 있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르헨티나도 유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2009년 8월 양용은(39·KB금융그룹)이 USPGA챔피언십을 제패해 한국 골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유치전에 탄력이 붙었고, 박 회장은 핀첨 커미셔너에게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박 회장은 올해 말로 회장 임기가 끝난다.
미국에 지인이 많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류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뒤를 이어 KPGA회장에 출마한다는 설이 있었으나 부인했다. 핀첨 커미셔너는 또 "미국PGA투어 스폰서로 참여한 윤세영 SBS 회장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경주(41·SK텔레콤)가 올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 2년 연속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큰 활약을 하는 등 한국 남자프로골프가 세계 정상권의 경기력을 보인 것도 큰 힘이 됐다.
핀첨 커미셔너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아시아골프가 많이 성장했고, 한국골퍼들이 미국PGA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한국골프가 미국PGA투어에 기여한 점이 감안됐다”고 말한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2015년 대회는 그만큼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골프관광객 유치와 국내 골프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프레지던츠컵 유치가 한국 골프계에 한 획을 긋는 쾌거로 평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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