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말 이후 쌍용차는 노사가 힘을 합쳐 재기에 나섰다. 강성 노조라는 인식을 씻기 위해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인도 마히드라라는 새 투자자도 유치했다. 수출 역시 조금씩 2009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SUV 명가’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노사 문제가 있는 불안한 기업이란 인식이 강하다. 내수 점유율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는 지속된 노동계의 쌍용차 흔들기도 한 몫 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올들어 쌍용차 퇴직자의 우울증 조사를 발표하고 연이은 자살 소식을 쌍용차와 연계시겨 이슈화 하고 있다. 물론 퇴직자 복직도 요구하고 있다. 올 2월 사실상 6년 만의 신차이자, ‘새로운 쌍용차의 희망’으로 불린 코란도C 출시행사 때도 이들은 같은 명목으로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물론 정리해고 퇴직자 문제는 안타깝다. 더욱이 우울증을 겪고 목숨까지 끊을 때까지의 고충이 얼마만큼이었을지는 감히 상상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만큼 노동계의 주장도 백번 타당하다. 지금도 수많은 국내 노동자들이 부당한 처우와 고용 불안정에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 전체적으로는 근로자보다는 친기업적인 정서가 강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쌍용차를 타깃으로 삼아 회사의 온전한 부활을 더뎌지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스스로가 돌아가야 할 일터를 흔들며, 돌아갈 시점을 늦추고 있는 셈이다. 사실 노동계가 비난하고 있는 본질은 쌍용차가 아니다. 정부와 대기업을 비난하는 데 쌍용차를 이용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쌍용차의 이미지는 여전히 2009년에 머물게 된다.
2009년 여름, 77일 동안의 파업 현장에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은 노조와 비노조, 즉 노동자들끼리 벌어지는 충돌이었다. 생존을 건 이들의 충돌은 치열하다 못해 전쟁을 방불케 했다. 노동계의 지적은 또 이 비극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노동계의 주장도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직원들 역시 노동자다. 그리고 이들은 회사의 부활, 옛 동료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쌍용차의 해피엔딩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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