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이 국내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에 대해 콜옵션(Call Option)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콜옵션은 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보고펀드에 동양생명 지분 49.5%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오는 2015년 1월 매각 지분 중 30%를 일정 금액에 되사오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 포기설에 대해 동양그룹은 콜옵션 행사 시점 이전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계약 내용을 변경한 사실이 없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중요한 계약 내용 변경은 공시사항”이라며 “콜옵션에 대한 그룹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적합한 매수자가 나올 경우 동양생명의 경영권과 전체 지분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며 M&A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격 조건이 맞고 인수에 진정성이 있는 매수자 출현 시 제반 조건과 발전 여지를 다각적으로 점검해 동양생명을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 동양그룹의 입장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지난 20여년간 동양생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며 “그만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매수자가 나타나 보험업 포기의 대가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매각 검토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동양그룹의 이 같은 방침이 사실상 동양생명 매각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매각 결과에 따른 시장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콜옵션을 걸더라도 나중에 지분을 되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지난해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콜옵션을 행사할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우 전신인 금호생명에서 산은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업계 영향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주인이 바뀌더라도 기존 보험계약은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에 경영 조건이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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