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북한이 지난 9월 “경수로 사업중단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58억 달러를 물어내라는 취지의 서한을 KEDO 사무국에 보낸데 따른 KEDO 차원의 공식 대응이다.
정부 당국자는 “KEDO 측은 경수로 사업이 공식 종료된 2006년부터 매년 북한에 합의위반에 따른 배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며 ”그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의 돌연한 배상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KEDO 차원의 공식 답신을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번 대응도 그런 차원으로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KEDO 집행이사회에서 정해졌다”고 밝혔다.
대북 경수로사업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1000㎿(메가와트)급 경수로 2기를 북한 신포에 제공하는 프로젝트(총 사업비 42억 달러)다. 그러나 2002년 북핵 위기가 발생하면서 KEDO 원전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정부가 대북 200만㎾ 송전계획인 중대제안을 발표하고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경수로 사업은 북한과 KEDO 간 경수로공급협정이 체결된 지 10년6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청산비용은 최대 2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청산비용을 떠맡은 대가로 한국전력공사가 KEDO로부터 넘겨받게 될 기자재 가격은 투입비용 기준으로 8억3000만 달러다. 따라서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2003년 12월 1일 마침내 KEDO 원전사업이 중지될 때만해도 1년간의 잠정 중지로 보았다.
당시 8년이 넘게 이 사업을 이끌어온 한전 최일선의 한 실무자는 ”국제적인 상식이 잘 통하지 않았던 북한과 KEDO 집행이사국인 한국, 미국 일본 및 유럽연합 등의 다양한 당사자 속에서 수많은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만들며 버텨왔던 사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KEDO원전사업은 2006년 5월 31일 사업이 공식 종료되면서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KEDO는 경수로 사업 재원 조달을 위해 구성된 국제컨소시엄으로 당시 기금의 절반 이상을 낸 우리 정부는 분담금 1조3744억원과 이자 9002억원이 물려 있는 상태다.
북한은 경수로사업 종료에 대해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다가 지난 9월 “사업 중단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58억 달러를 물어내라”고 배상을 요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재개될 북핵 6자회담에서 경수로 제공 문제를 본격 거론하기 위해 사전정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KEDO 집행위는 내년 초 수석대표 회의를 열어 현재 진행 중인 청산작업의 현황을 점검하고 북한 관련 대응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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