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긴급요청으로 마련된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 요구를 하고, 그것을 관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면 이제 민주당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FTA 비준안의 직권상정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의장은 앞서 한나라당 의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제 화살도 다 쏘고 모든 수단을 다 바쳤다”면서 “나로서는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말해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박 의장은 “재협상은 협정 발효후 어느 일방의 당사국이 요구하면 상대방은 거기에 반드시 따르게 돼 있는 조약상, 법령상의 의무인 ’머스트‘(must)”라면서 “내가 우려했던 것은 우리나라에서 재협상 요구를 안 할까봐 걱정했는데 이 대통령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면보다 법이 우선하는 것이다. 양국 통상교섭 대표들이 접촉하고 협정 개정에 관한 논의에 대해서는 서로 편지를 교환하지 않았느냐”면서 “거기에 보면 재협상을 포함해 무엇이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돼 있고, 양쪽이 서명한 서류를 교환했는데 그 이상 또 무엇이 필요하냐”고 말해 민주당의 요구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박 의장은 “이 대통령의 제안이 수용이 안 된다고 하니까 나도 허탈해 뭘 어떻게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이 특별한 사안을 갖고 국회에 와 1시간 30분 동안이나 협의를 한 적이 없었다. 그 정도로 나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는데 이제는 정말 태산이 앞을 막아 어떻게 할 수 없는...”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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