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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산업 팀장 |
항공기 기술, 거대한 자본투자 변화 및 정책의 변화 속에서 항공사는 생존을 위한 경쟁에 매달렸다.
그래도 항공업계는 꾸준히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성장을 같이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항공여행을 약속했고, 공격적인 마케팅의 여파로 항공요금이 점차 인하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저가 항공사는 크게 점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항공사(국내외 노선 운영)들에 영향을 받고 있고, 아마 몇몇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모양의 항공산업이 이 과당경쟁의 잔해물로 남을 것인가? 모호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볼 수 있다. 더 많은 선택과 좋은 가격들이 이미 승객들에게 제공되어 있다.
1997년 유럽 국내의 항공시장 자유화가 실시된 후 유럽에 저가 항공사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선두주자인 라이언에어(Ryanair), 이지제트(easyJet)는 훌륭히도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Southwest)와 밸루제트(ValuJet·현 AirTran)를 모방하면서 성장을 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지역 공항의 활성화 및 비즈니스 승객을 위한 설립 이념을 지키며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지만, 에어트랜은 저가 항공사로서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국제노선의 경쟁에서 밀려 파산했다.
지난 2003년 한성항공이 출범한 이후 국내에서는 저가 항공사의 설립 붐이 일어났다.
초기 터보프롭 기종을 도입해 경쟁력을 갖추다 점차 기존의 대형 항공사와 같은 터보팬 기종을 도입하면서 이제는 네트워크 항공사의 고유영역이었던 국제노선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저가 항공사의 본질 가치이다. 한성항공의 설립 초기 이념은 KTX 요금으로 제주를 여행하자는 캐치플레이를 내걸고 국내 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지선과 간선 등을 오가는 일종의 커뮤니티 항공사를 지향했다.
하지만 한성항공의 설립자가 물러나면서 항공사의 운영은 변질되었으며, 급속히 제트기종으로의 변경과 함께 기존의 설립 취지인 국내 공항의 활성화 계획도 사라졌다.
지금이라도 국내 공항 활성화와 지역경제, 그리고 비즈니스를 위한 저비용 항공사의 출현이 필요하다.
지난 2003년 한성항공을 설립한 설립자로서 국내 항공과 항공운송업계의 변화, 그리고 지역 공항과 지역주민을 위한 진정한 저가 항공사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국내 지역 공항을 지키지 못한다면 국내 항공운송산업의 기반도 언젠가는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지역 공항과 지역 노선은 국가의 자산이며 국민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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