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탄 혁명군 부대 사령관인 알 아즈미 알 아티리는 사이프 알 이슬람이 체포된 뒤 ‘총으로 머리를 쏴 달라’면서 ‘시신은 진탄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시민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사살된 부친 카다피가 ‘살려달라’고 애원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던 셈이다.
체포시점과 장소는 현지시간 오전 1시30분께(한국시간 오전 8시30분) 리비아 사하라 사막 남부의 우바리 부근 와디 알 아잘 지구였고, 체포 주체는 진탄 혁명군 부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경위와 관련, 알 이슬람이 출국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가이드가 제보했다는 진술과 알 이슬람의 경호원이 제보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진탄 부대 사령관인 알 아티리는 ‘알 이슬람이 니제르로 도피하려 한다’는 경호원의 제보를 받은 뒤 예상 도주로가 보이는 언덕에 중화기와 권총으로 무장한 병력 15명을 배치한 채 알 이슬람을 기다렸다고 소개했다. 결국 그곳을 지나가던 차량 2대를 세워놓고 보니 알 이슬람이 타고 있었다고 알 아티리는 전했다. 차에서 내린 일행 일부가 도주를 시도했지만 사막의 모래에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행렬이 멈춰 섰을 때 사이프 알 이슬람은 자신을 “압델살람(평화의 봉사자)”이라고 말했지만, 혁명군 전사들은 곧바로 그가 카다피의 차남임을 알아차렸으며 교전 없이 체포했다고 한 부대원은 전했다.
또 진탄 혁명군 분파 대변인 아델 알 진타니는 “리비아 남부 국경 수비를 책임진 진탄 혁명군이 이틀 전에 제보를 받았다”며 “제보 내용은 사이프 알 이슬람이 니제르나 알제리로 탈출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알 이슬람이 알제리로 도주하려했는지, 니제르로 가려 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체포 당시 알 이슬람은 사막에서 수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영양 부족과 불안에 시달린 탓인지 두려움과 피로의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과정에서 찍힌 동영상을 보면 알 이슬람은 사하라 사막의 이슬람 유목민인 투아레그족의 예복과 터번을 착용한 상태였다. 또 평소처럼 수염을 기른 채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오른손 손가락 3개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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