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통과> 車ㆍ화학ㆍ섬유 '반색'… 기계ㆍ제약ㆍ유통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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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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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가 산업별로 희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계가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해졌다.

자동차업계는 쌍수를 들어 반기고 있는 반면 제약업계는 대규모 손실이 예상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車·화학·섬유 '반색'

한미 FTA를 가장 기다려 온 것은 자동차와 관련 부품업계다.

미국의 2.5∼25% 관세가 FTA 발효 5년 뒤인 2016년께 완전 철폐되면 일본ㆍ유럽연합(EU)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한국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 수출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용차의 경우 2.5%의 미국 수입관세는 유지되지만 2012년 발효될 경우 4년 후인 2016년부터는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83만대를 판매했다. 이중 3분의 2는 현지에서, 3분의 1은 국내서 수출했다. 4년 후에도 이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여만대에 대한 관세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당장 2.5~4%의 관세가 사라진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업체들은 당장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화학·섬유 업체들도 한미 FTA를 반기기는 마찬가지다. 폴리에스테르 섬유사나 스판덱스, 나일론 등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이다.

◆전자·운송·중공업도 '맑음'

전자나 철강, 해운, 중공업 등 부문은 관세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지만 간접적인 수혜가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다만 교역량 확대로 전반적 수플 인프라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한국에서 수출하는 일부 부족분도 멕시코 생산분과 동일한 관세 혜택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무관세로 거래되는 철강업체들은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물량 증가로 간접 혜택이 기대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등 현지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FTA가 활성화되면 물동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내년에 시황이 개선된 이후에나 구체적인 효과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공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효성의 경우 "변압기·전동기·차단기에 대한 관세 1.6~2.8%가 즉시 철폐돼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계ㆍ제약ㆍ유통은 '흐림'

기계나 제약, 유통업계는 FTA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내수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기계분야에서는 각 연구기관마다 전망치가 엇갈리지만 평균 관세율로만 봤을 땐 국내 업체에 더 불리하다. 다만 일본과 경쟁하는 일부 분야의 경우 유리한 측면도 혼재돼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의류·와인·과일·패션 등을 아우르는 유통 분야에서는 미국산 비중이 미미한 만큼 큰 영향은 없지만, 수입 브랜드와 경쟁하는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는 유럽연합, 미국과의 연이은 FTA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제약업계다. 신약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의무가 강화되며 복제 의약품인 '제네릭'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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