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상훈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3일 한국조세연구원 주최로 열린 재정패널 학술대회에서 ‘중․고령자의 은퇴와 소비지출간의 관계분석’ 자료를 통해 가장의 은퇴시 가구 소비지출이 14.9% 감소한다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교육비(65.9%)의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고, 주류․담배구입비(36.2%), 기타 상품 및 서비스 구입비(41.3%) 등 소비 전반의 지출액이 은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의료비(61.9%) 지출은 크게 늘었다.
은퇴자 가구는 보통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한 자녀가 많기 때문에 교육비는 증가하고, 고령자일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은 높아서, 의료비 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술과 담배 등 기호식품과 서비스 구입비용은 당장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소비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또 직장생활과 직접 관련 있는 교통비(35%) 의류․신발(31.9%), 통신비(30.5%), 외식비(26.2%) 등의 항목도 은퇴 이후에 소비지출이 크게 줄었다.
빈곤한 가구보다 부유한 가구일수록 은퇴 후 소비지출 감소는 컸다. 부유한 가구주의 은퇴는 전체 소비지출을 8.3%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빈곤가구는 은퇴 후 지출항목에 큰 변화가 없었다. 빈곤가구는 은퇴 전이나 후나 살림살이가 늘 어렵기 때문이다.
석 연구위원은 “은퇴전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은퇴 전후의 소득과 소비지출 변화폭을 완화해야 한다”며 “사회안전망 확대, 임금피크제 도입, 중․고령층 일자리 창출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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