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최신원 SKC 회장(61)이 이달 들어 SK증권 보유 지분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여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SK증권 지분을 1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3년간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증권가는 그동안 최 회장의 지분 매입이 계열분리와 연관됐던 만큼 눈독들이던 SK증권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24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보유하고 있던 SK증권 주식 20만주를 장내매도 형식으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보유 지분은 42만주(발행주식대비 0.13%)에서 22만주(0.07%)로 쪼그라들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에도 42만주를 장내매도 방식으로 팔은 바 있다. 이달 들어 지분이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
이런 변화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이 SK증권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최 회장이 SK증권에 욕심이 있다는 얘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과 그의 동생이자 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이 모두 고인이 된 뒤, ‘사촌 형제’ 간 계열분리 가능성은 늘 제기돼 있다.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SKC 최신원 회장-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과 고 최종현 회장의 두 아들인 SK그룹 최태원 SK회장-최재원 부회장간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져 온 것.
특히 최신원 회장이 지난 2009년 중반 SKC와 SK증권의 개인 보유 지분을 15%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처음으로 SK증권 지분을 매입한 이후 3년 동안 84만주까지 보유 지분을 늘려왔다. 최근 SK네트웍스 지분도 적극 매입하자 계열분리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SK증권 지분을 최근 대거 매도함으로써 이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들어 SKC, SK네트웍스를 비롯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계열분리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던 최 회장이 SK증권에 대해 방향을 돌린 것은 사실상 이를 포기한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을 지속하기 위해 SK증권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신원 회장은 작년 말 17만5288주(0.08%)에 불과했던 SK네트웍스 보유주식을 28만288주(0.11%)까지 늘렸다. SKC에 대한 보유주식도 작년 말 121만6703주(3.4%)에서 127만9551주(3.53%)로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 회장이 추가로 매입의사를 밝혔던 만큼 이들 계열사에 대한 보유지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C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지분을 정리한 것”이라며 “SK브랜드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단기간에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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