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도 ‘스파게티 볼’ 부작용 우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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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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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거대시장이 열렸지만 복잡한 FTA 규정 때문에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스파게티 볼’ 효과에 대한 경고다.
 
 스파게티 볼(Spaghetti Bowl) 효과는 스파게티 그릇 속의 국수가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상을 빗댄 말로, 여러 나라와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하면서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표준 등 협정 내용이 뒤엉켜 FTA 활용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FTA가 발효되면 무작정 관세인하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체결국마다 각기 다른 협정 내용을 준수해야만 관세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협정 내용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벌금을 물거나 해당 국가의 법령에 따라 형사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협정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FTA 활용 자체를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이미 여러 나라와 FTA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FTA 활용도는 극히 낮다.
 
 2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0개 주요 수출입 품목의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한-아세안 FTA에서 수출 29.0%, 수입 68.1%로 나타났으며, 한-인도 FTA의 경우 수출 활용률은 17.7%, 수입 활용률은 45.8%에 그쳤다.
 
 한미 FTA에 대한 기업들의 두려움도 적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대(對) 미국 수출기업 500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원산지 증명(65.2%) ▲외국어, 관세 등 FTA 전문인력 부족(25.7%) ▲미국시장 정보부족(9.1%) 등을 한미 FTA에 대한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경상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업들이 FTA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뭐가 이익이 될지를 찾는 것부터 어려울 수 있다”며 “원산지 증명도 미국은 자율 발급이지만 허위발급인지를 직접 와서 검증한다고 한다. 자율발급 했다가 증빙을 못해서 더 힘든 일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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