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은행 '고객 쟁탈전' 시작됐다… 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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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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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 간의 고객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예대율 75%를 총족하면서 대출 확대를 꾀하려면 수신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중국 현지법인들이 수신기반 확충을 위해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현지법인 고객 대부분이 한국계 기업이나 교포들로 사실상 ‘제 살 깎아 먹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의 중국 현지법인 임원은 “급여이체 계좌 등을 끌어오기 위해 한국계 기업 및 개인고객에 대한 달러화 환전·송금수수료 인하나 중국 내 입·출금 수수료 인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 간의 수신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현지법인이 조달금리 범위 내에서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서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현지법인들이 고객 끌어오기에 혈안이 된 이유는 중국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예대율 75% 충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총수신 대비 총여신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신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

예대율 75%를 맞추면서 실적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수신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치해야 한다.

국내 은행 현지법인의 고객층이 한국계 기업이나 교포들로 국한돼 있어 서로의 고객을 뺏고 뺏기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영업 방식은 단기간 내에 예대율을 충족하면서 대출을 늘리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지 금융권 인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달비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등의 과당 경쟁까지 더해질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며 “예대울 충족을 위한 기존 대출 회수까지 이뤄지고 있어 3~5년 후에는 분명히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채권(1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현재 3.48%로 지난 2009년 11월 말 1.76%보다 2배 가량 급등했다.

대출 재원으로 사용되는 고객 수신과 외부 차입자금 조달비용이 모두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비용부담 없이 수신기반을 확충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중국 현지법인들은 점포망 확대 등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들과 같은 수준 높은 기업금융 서비스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신 고객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조달비용까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 정부가 긴축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예대율 규제 적용 시기가 연기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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