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시행 일주일… 달라진 점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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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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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를 다니는 지정근군(13)은 요사이 학교를 가도 별 재미가 없다.

친구들과 나눌 이야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전만해도 지군은 학교에 오자마자 친구들과 밤 사이 했던 게임 이야기로 쉴새 없었지만 최근 시행된 셧다운제로 인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새롭게 계정을 만들어 이전과 다름없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군도 처음 셧다운제가 시행되던 지난 20일 부모님 명의로 게임을 등록하려했지만 ‘아뿔싸’ 벌써 부모님 계정은 등록이 됐던 터다.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시행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일부 게임에서 성인들까지 접속이 차단되는 오류가 발생하고 청소년들은 성인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등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셧다운제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에서 마련된 법안이다. 또한 야간에 밤새 게임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다음 날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고 성장기에 중요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2010 게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주로 게임을 하는 시간은 오후 6시에서 10시이며 만 9세에서 13세 어린이 및 청소년이 오후 10시에서 오전 6시에 게임을 한다는 비중은 4.5%다.

실제로 심야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은 많지 않은 것.

지군의 경우도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즐기던 게임이 딱 셧다운제 적용시간에 걸렸던 것 뿐이다.

오히려 셧다운제 시행 이후 청소년들은 반발 심리로 심야 게임을 더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용자 연령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부 청소년들은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등 잠재적 범죄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국내 업체들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현행 셧다운제에서는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을 찾아낼 방법이 없다.

게임 업체에서도 이를 적발하거나 알아낼 기술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셧다운제는 영향을 받지 않는 성인들에게 불편을 줬다.

게임업체들이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시스템 구비를 철저하게 했지만 일부 성인 이용자들은 셧다운제로 인해 접속이 차단되는 등 불편함을 겪기도 한 것.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게임 업체들에는 셧다운제가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셧다운제를 시행한 뒤 게임별로 트래픽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매출이나 전체 트래픽에 있어서는 큰 영향이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셧다운제 대상 이용자층이 청소년인만큼 실질적인 구매력이 낮다”며 “심야에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 수가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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