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발굴현장 |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2000년 전, 서울이 493년간 백제의 수도였음을 입증하는 백제 초기왕성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29일 지난 6개월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합동으로 진행한 송파구 풍납토성의 동쪽(서쪽은 유실) 성벽 발굴 현장을 공개하는 한편 조사 성과를 밝혔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건국지인 하남위례성을 증축한 한성(漢城)으로, 서울이 백제의 수도였음을 증명하는 유적이자 고대 일본 토목기술의 원류로 평가받고 있다.
풍납토성은 사적 제11호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유적임에도 불구,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서울시가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역사 복원 작업을 진행해왔다.
또 이번 조사에서 역사ㆍ고고학자 외에 지리학, 동식물분류학, 유전학, 물리학, 영상공학 분야의 전문가도 참여하는 등 유적지를 종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성벽이 유실되고 성문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아 조사가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3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성벽 축성 과정을 확인했으며 토기 조각 수백 점과 성벽기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통해 성벽을 처음 쌓은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성벽은 맨 처음 쌓을 때 흙을 시루떡처럼 다져 쌓는 판축법을 써서 안팎 표면에는 강돌을 덮었던 흔적이 드러났으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성 안쪽으로만 성벽을 덧쌓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성벽 둘레 3.5㎞를 쌓기 위해 매년 100만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성벽에 대한 1차 조사와 해자에 대한 2차 조사로 나눠 토성을 발굴하고 있으며, 동쪽 성벽 발굴조사는 지난 5월부터 시작돼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1차 성벽 조사에서는 성벽의 규모와 높이, 축조방법, 구조 등에 대한 발굴 작업이 이뤄졌으며, 현재 너비 43m, 깊이 10m 지점까지 조사됐다.
성 바깥의 해자 지역에 대한 2차 조사는 내년 4~5월 중 국립문화재연구소팀에 의뢰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시는 풍납토성 성벽을 실물 크기로 전사(옮겨서 베끼는 과정)하고 있으며 내년 4월에 개관할 한성백제박물관 로비와 전시실에서 백제 초기의 도성 모습을 전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성백제박물관이 개관하는 내년은 백제가 서울에 도읍한 지 2030주년 되는 해이자 서울의 수도 역사가 1080년이 되는 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백제 문화재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면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백제 주요 문화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백제박물관 로비 성벽 단면투시도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