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29일 대만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끝난 2011 아시아시리즈 결승에서 5-1로 앞선 8회 무사 1,2루 위기에 구원 등판했다.
왼손 타자 봉쇄의 명을 띠고 마운드에 올랐던 권혁이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임무에 실패하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곧바로 오승환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처음으로 맞이할 타자가 올해 타율 0.338을 때려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우치카와 세이이치였다는 점에서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오승환의 컨디션은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속 150㎞를 넘나들던 강속구는 140㎞대 중반에 머물렀고 변화구의 각도도 밋밋했다.
오승환의 직구는 워낙 묵직해 알고도 못친다는 ‘돌직구’로 통했지만 이날은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승환은 우치카와에게 볼 카운트 2-2에서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가 좌전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1점을 줬으나 후속 마쓰다 노부히로를 바깥쪽 변화구로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급한 불을 끄는 듯했던 오승환은 왼손타자 하세가와 유야에게 시속 148㎞짜리 직구를 얻어맞아 1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또 아카시 겐지에게 1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하는 등 2사 1,2루 고비를 맞기도 했으나 후쿠다 슈헤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
모두 권혁이 내보낸 주자였기에 오승환의 자책점은 없었지만 한국 최고 소방수로 통하는 자신의 명성에는 실금이 갔다.
오승환은 그러나 9회가 돼서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안정감을 심어줬다.
이마미야 겐타를 몸쪽 꽉 찬 직구로 삼진 처리한 오승환은 호소카와 도오루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어 마지막 가와사키 무네노리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아시아시리즈 한국팀의 첫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완성했다.
“오승환의 세이브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던 류 감독의 꿈도 동시에 이뤄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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