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다음은 홈쇼핑"… 수수료 인하 요구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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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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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차현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관철시키자 다른 대기업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세 가맹점들도 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설 분위기다. 대기업의 압박에 굴복하면서 대응 논리를 상실한 카드업계는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 중 마지막까지 버티던 KB국민카드가 결국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 차종 구매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1.75%에서 1.70%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아지게 됐다.

카드업계가 현대차의 요구를 받아들이자 다른 대기업들도 수수료율을 다시 협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홈쇼핑 업체와 대형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제2의 현대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전업계 카드사 임원은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수료율 조정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다른 업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카드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현대차의 의견을 수용한 탓에 다른 대기업에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해도 거부할 논리가 없어졌다.

그동안 차별적인 수수료율 체계를 철폐하라고 주장해 왔던 중소 가맹점과 시민단체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대기업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를 받아들인 것은 중소 가맹점에 대해서도 인하 여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라며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가맹점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수수료율 기준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대기업이 이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배려의 차원에서 시작됐다”며 “정부와 금융당국 등이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하려다 보니 대기업에 허를 찔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갑작스러운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대해 업계는 여전히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현대차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 조정안을 들고 나오자 일부 카드사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현대차의 요구보다 더 낮추는 대신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유지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럴 경우 수수료 지급 비용이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지만 현대차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더 큰 금전적 보상을 마다하고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체크카드 결제 비중이 낮은 현대카드를 배려하려는 조치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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