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年2000억' 손보업계, 카드사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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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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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카드 수수료를 내는 VIP 고객 손해보험사들이 카드사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세 상인과 중소 가맹점에 이어 대기업까지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카드사에 대한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지만 1년 만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은 고객 유출을 우려해 강경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롯데손보, 한화손보, 그린손보, 더케이손보, AXA손보, 하이카다이렉트, 에르고다음 등 국내 13개 손보사는 지난 2010회계연도(FY2010) 기준 약 2200억원의 보험료 카드납부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했다.

특히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대형사는 무려 1500억원의 수수료를 물었다.

9개 종합손보사의 평균 수수료는 210억여원으로 4개 온라인사 80억여원의 3배에 육박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의 카드 수수료율은 유흥주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골프장보다 높다”며 “카드사들이 이른바 이자 따먹기로 배를 불리기 위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주된 상품인 자동차보험 보험료 납부방식이 카드결제에 몰려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가 평균 40~60만원선으로 장기보험에 비해 소액인데다 매년 갱신토록 돼 있어 고객들 대부분이 편리한 카드결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의 경우 자동차보험 신계약 기준 전체 보험료의 약 70%를 카드결제로 받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카드결제를 애용하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문제 삼아 결제창구를 폐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을 계속 팔아야 하는 손보사들로서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이 같은 손보사들의 영업 특성을 악용해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각 손보사는 공통된 기준 없이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 기타 은행계 카드사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통상 카드사와의 최초 계약 시 평균 2.5~3.0%의 기본 수수료율을 못 박고 추가 할인구간을 설정한다.

한 손보사의 경우 현대카드, 외환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는 2.8%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카드사는 수수료율을 소폭 낮춰 잡고 있다.

이 손보사는 일반적으로 2.6~2.8%의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3% 이상을 요구한 롯데카드와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손보사들 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수수료율을 정한다”며 “보험사들은 사업비 지출과 고객들의 편의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난감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단체에서는 손보사들이 수수료율 인하가 보험료 인하 요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미온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 단체는 손보사들이 수수료율 인하 시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판단 때문에 쉽사리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수료 절감분이 곧바로 보험료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수료율이 떨어지면 사업비를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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