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탄탄한 해외영업망을 구성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인수로 해외진출에도 선점권을 차지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300조 금융지주로 재탄생
4일 하나은행 본점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승유 회장은 "계약파기를 생각하며 인수 가격을 깎으려고 노력했고 1년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그간 고군분투를 설명했다.
이같은 김 회장의 뚝심으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그간 4대지주 중 ‘3강(强)-1약(弱)’이라는 평가를 떨쳐버리게 됐다.
하나금융은 KB·우리 ·신한과 함께 4대 금융지주로 불리지만 자산규모가 다른 3개 지주사보다 100조원 이상 적어 규모면에서는 약세하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224조1000억원으로 총자산 규모가 가장 큰 우리금융지주의 자산 372조4000억원과 비교해보면 148조30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지주 363조6000억원과 신한금융지주 337조3000억원과 비교도 약 140조원, 113조원 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총자산 규모가 107조2000억원인 외환은행과 합치게 되면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33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하나금융은 지주회사 내에서는 우리금융과 KB금융에 이어 3위로 도약하게 된다.
◆하나금융, 해외진출 선점하나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발생할 시너지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해외 영업에 강한 외환은행의 계열사 편입은 하나금융의 해외진출 선점에 강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두 은행의 해외 영업망을 합치게 되면 전세계 22개국에 총 36개 점포를 갖게 된다. 외한은행이 해외영업망에 있어서는 4대금융지주에 버금가는 영업망을 갖추고 있고 그 진출도 비교적 빠른 편이라 현지화 전략에서 소요되는 각종 소요도 상당히 해소되는 셈이다.
또한 135개국 2300여 은행과 환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외환, 수출입 관련 신상품 개발을 통해 국내 외환 시장 점유율 48%, 수출입 시장 점유율 각각 32%와 29%로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외환은행 자체의 가치도 상당하다.
특히 김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 영업에 강한 외환은행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기 위해 인수 후에도 앞으로 2~3년 동안은 두 은행을 각각 유지하는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언급했다.
그밖에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중심으로 한 소매·개인금융에 강한 하나은행과 기업금융과 외환업무의 강자로 꼽히는 외환은행이 상호 보완관계를 구축하면서 업역 중첩으로 인한 손실보다는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인수 승인 전망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남은 마지막 관문은 사실상 금융감독당국의 자회사편입 승인으로 좁혀졌다.
하나금융은 빠른 시일내 외환은행의 자회사편입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면 금융당국은 규정상 두달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론내야 한다. 다만 자료준비가 부족할 경우는 시간이 추가로 더 걸리게 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 신청서를 곧 접수하게 된다면 늦어도 2월 중에 최종적으로 인수가 확정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자회사편입 심사는 하나금융은 물론이고 편입대상인 외환은행에 대한 재무상태 등을 살피게 된다. 승인 요건으로는 금융지주사와 자회사의 사업계획 타당성·건전성·재무상태·경영관리의 건전성 등이다.
인수금액 또한 하나금융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사 대상이 된다.
특히 인수금액과 관련해 론스타의 ‘먹튀’논란이 언급됐던 만큼 인수금액이 가장 큰 심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법대로 처리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론스타의 배당이 다가오기 전에 자본의 해외유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빠른 승인을 내려줬으면 하는 희망"이라고 언급했다.
◆외환은행 인수, 향후 과제는?
최근까지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을 운영하는 지주회사를 소유하고 있어 은행 지분 4% 이상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 성격이 강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알려지지 않은 123개의 특수관계인을 새로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중단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정조사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헌법소원도 제기된 상태다.
외환은행 노조는 최근 하나금융으로의 인수가 이뤄지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가치는 자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직원들의 능력에도 있는 것"이라면서 "외환은행을 껴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두 은행 체제를 유지하며 당분간 인원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는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의 영업조직 중복 부분은 1012개 지점 중 30~40개 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외환은행 인수 이후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김 회장은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지원을 고액등록금에 힘든 대학생들에게 맡겨 장학금을 지원하는 일석이조의 지원사업을 구상 중이며 향후 1000억원 이상의 사회공헌 지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