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집값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도권 주민들의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대출 여력이 감소한 것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9월말 현재 38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362조8000억원보다 5.7%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 주택대출은 255조9000억원에서 266조2000억원으로 4% 늘어난 데 반해, 비수도권은 106조9000억원에서 117조2000억원으로 무려 9.6%나 급증했다.
총액만 두고 보면 수도권의 대출 규모가 두 배 이상 크다. 하지만 증가액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2009년 22조80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지난해 15조1000억원, 올해 1~3분기까지는 총 10조3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반해 비수도권의 주택대출 증가액은 2009년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4000억원, 올해 1~3분기까지는 10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비수도권의 증가액이 수도권과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부산은 올해 2조7000억원 급증하며 주택대출이 가장 많이 늘었다. 그 다음으로 경남이 1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대전이 1조원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대출 증가율은 전남(16.4%), 경남(13.3%), 대전(13.1%), 부산(12.7%) 등이 높았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주택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지방 집값이 수도권에 비해 강세를 띠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의 주택 매매가격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지난 2008년까지는 지방을 웃돌았으나 2009년에 1.2%를 기록하며 지방 5대 광역시(2.0%)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7%를 기록하더니 올해 들어 11월까지 0.6%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개 광역시의 상승률은 지난해 6.4%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14.6%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수년간 주택 신규 분양물량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의 주택 공급이 부진했던 점, 세종시 건설, 공기업 지방이전 등의 호재가 겹쳐 집값 상승을 야기했다"며 "또한 지방 거주자의 빚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주택대출 여력이 큰 점 등이 지방 주택대출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가계금융조사 결과 수도권 거주자의 빚은 7336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3241만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게다가 비수도권에 비해 수도권은 집값 또한 비싸다. 서울 강북의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4억1000만원이고 강남은 6억5000만원에 달한다. 경기지역은 2억9000만원이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수도권의 절반 이하인 평균 1억4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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