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4홀에서 3번아이언으로 두 번 쳐 버디를 잡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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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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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승열 인터뷰,“미PGA 투어카드 받기 위해 마지막 홀까지 조마조마했어요”

노승열.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3번아이언으로 티샷한 후 3번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 볼을 홀옆 6m지점에 떨군 후 버디를 잡았습니다.”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올해 최연소로 2011미국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 합격한 뒤에도 이틀전 벌어진 4라운드 때이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듯했다. 당시 니클로스 토너먼트코스 18번홀(파4)에서 4오버파 8타(쿼드러플 보기)를 쳤으니 그럴만 하겠다. 티샷이 OB로 날아갔고, 두번째 티샷은 러프에 떨어져 레이업한다는 것이 물속에 빠져버렸다.악몽이었다.그는 17번홀 보기-18번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그 때까지 공동 3위였다. 마지막 홀 쿼드러플 보기만 아니었더라면 선두에도 나설 수 있었다.

노승열은 5라운드에서 공동 9위로 합격권이었으나 최종 6라운드 마지막 홀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니클로스 토너먼트코스 18번홀에 다다르자 ‘안전’을 위해 3번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가서 보니 홀까지 217야드가 남았고 맞바람이 불더라고요. 그래서 또 3번아이언을 꺼내 두 번째 샷을 했지요. 제가 생각해도 좀처럼 드문 일이었습니다. 볼은 홀옆 6m지점에 멈췄고 차분히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노승열은 다른 합격자들과 함께 7,8일 이틀간 투어 교육을 받고 9일 밤 귀국한다. 미국PGA투어 관문을 넘었으니 연말까지 고향 속초 등지에서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한 후 1월초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데뷔 무대는 1월초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으로 잡고 있다.

그는 2008년에도 Q스쿨(2차 예선 탈락)에 나갔지만 그 때는 별 준비없이 분위기를 느껴볼 겸 경험삼아 응시했다. 사실상 이번이 첫 도전인 셈.그것도 합격자 27명 중 최연소다. 그에게는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 최연소 우승, 최연소 아시안투어 상금왕, 최연소 유러피언투어 챔피언….

그에게 닥쳐오는 벽을 최연소로 깨뜨렸지만 미국PGA투어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보다 볼을 멀리 치는 선수가 수두룩하고, 송곳같은 아이언샷을 구사하는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퍼트 고수’들은 널려있다.

“올 시즌 초 Q스쿨을 염두에 두고 스윙을 바꿨어요. 세계적 교습가 부치 하먼한테서도 지도받았습니다. 특히 Q스쿨이 열리는 코스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아이언샷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어요. 그 덕분에 이번 Q스쿨에서 첫날과 둘쨋날 43위와 30위에 머물렀을뿐 나머지 4일 내내 10위 안에서 맴돌만큼 안정된 샷을 할 수 있었던 것같아요.”

그는 이번 Q스쿨의 고비를 5라운드로 꼽았다.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한 만큼 그 생각이 다음 라운드에까지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기우’였다. 비록 1오버파를 쳤지만 여전히 공동 6위였고, 자신감을 얻은 그는 최종일 5타를 줄이며 상위성적으로 투어카드를 받아쥐었다. 

“1타에 희비가 갈리고 엿새동안 치러지는 ‘마라톤 레이스’인만큼 대회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하는 그는 스무 살 청년답지 않게 훌쩍 커버린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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