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해외통'에 밀려 변방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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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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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경영실적 합격점을 받은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이 경질되면서 낙마(落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7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지 사장을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보직 변경하고 김창수 삼성물산 기계플랜트본부장을 삼성화재 신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삼성사회공헌위원회는 미소금융, 사회봉사단 등 그룹의 사회공헌활동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위원회 사장직은 일반적으로 경영 일선에 물러난 고위 임원들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자리다.

지 사장은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위원회에서 삼성맨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공헌위원회는 그룹 변방으로 지 사장의 보직 변경은 좌천과 다를 바 없다”며 “지 사장을 이른바 ‘끝물’로 평가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보험업계를 비롯한 금융권 관계자 상당수는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 사장은 지난 2008년 6월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보험 및 투자영업 실적을 크게 끌어 올려 전년 대비 60% 높은 27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순이익 4827억원을 벌어 들여 그룹 금융계열사의 중심인 삼성생명 4047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당초 삼성화재 안팎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 사장이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회장 승진설이 나돌았던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유임되고 지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전혀 뜻밖의 인사”라며 “국내 경영실적 보다 해외시장 진출 가속화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임 사장인 김 사장은 친정인 삼성물산 기계플랜트본부장 부임 이후 카자흐스탄, 멕시코 등지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해외사업 전문가로 불린다.

반면 지 사장은 지난 1979년 제일모직 입사 이후 삼성생명 재무기획실, 삼성화재 기획관리담당,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경영지원팀을 거친 재무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룹이 삼성화재의 해외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재무통을 해외통으로 교체했다는 설이 중론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험산업의 특성상 단기간 내 해외에서 영업실적을 내기가 힘들다는 점을 들어 인사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재임 기간 동안 영국 런던에 유럽법인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에 관리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사업 거점 확보에 공을 들였던 지 사장의 역량으로도 글로벌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취급하는 일반보험이나 장기보험은 해외에서 당장 덩치를 키우기가 힘들다”며 “김 신임 사장의 경우 보험은 물론 금융계열사 재직 경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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