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코블러 유엔 이라크 특사는 지난 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생명이 위태한 상황에 놓인 아쉬라프 캠프 거주 난민들은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코블러 특사는 “유엔난민최고대표가 아쉬라프 캠프 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라크 정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인터뷰의 진행을 위해서라도 폐쇄 시점을 연기해 줬으면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거들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중동 현지 일간 걸프뉴스와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은 지난 5일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에 아쉬라프 캠프에 거주하는 이란 난민 3400여명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바그다드 북쪽 디얄라 주에 있는 아쉬라프 캠프는 1980년대 이후 줄곧 이란 반(反)체제단체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PMOI)’의 보금자리였다.
1965년 이란 왕정에 반대하는 좌익 단체로 출발한 PMOI는 1979년 이슬람혁명 당시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조를 폐위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혁명 이후에도 이란 정부를 성직자 독재정권으로 비난함에 따라 국외로 축출돼 해외로 떠돌다가 1987년 이란 국경에서 불과 80km 떨어진 이곳에 정착했다.
이는 당시 이란과 전쟁 중이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이해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에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이 붕괴되고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아쉬라프 캠프는 이란과 관계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이라크 안보협정에 따라 2009년 1월 아쉬라프 캠프의 통제권이 이라크 정부로 이양됐지만, PMOI는 이라크군의 영내 진입을 거부해 왔고 급기야 지난 4월에는 이라크군의 공격으로 30명 이상이 희생됐다.
이라크 정부는 PMOI에게 올해 연말까지 퇴거와 출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라프 캠프의 난민들은 유엔 보호가 보장되지 않으면 이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미드 알 바야티 주유엔 이라크 대사는 “아쉬라프 난민에게 이란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난민들이 이라크군의 캠프 진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웃 국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단체의 영토 내 거주를 허용하면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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