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형제들을 다시 기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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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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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칸 카르데쉬'.

피를 나눈 형제라는 뜻의 터키어다.

터키인들이 한국인을 보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그만큼 터키인들이 한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얼마 전 이 터키인들에게 큰 고난이 닥쳤다.

지난달 23일 규모 7.2의 강진이 터키 동부지역을 강타했다.

규모 5.6에 이르는 여진도 수십 차례 이어져 피해가 더 컸다.

지진 발생 직후 터키 내무부가 밝힌 사망자는 270명을 넘고 부상자도 1000여명에 달한다.

우리 언론은 피해상황을 앞다퉈 보도했지만 구호나 성금 모금 부분에서는 앞서 일어난 동일본 지진 때와 사뭇 달랐다.

동일본 지진 때 우리 언론은 '힘내라 일본' 등의 제목을 1면에 배치하고 성금 모금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번 터키 지진 때 우리 언론이 보여준 모습은 소극적이었다.

성금 모금은 일부 언론에서만 진행됐다. 터키를 응원하는 언론의 목소리를 찾기 힘들었다.

피해 규모에 차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언론의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터키는 한국전쟁 당시 1개 여단(연인원 1만4933명)을 파병했다.

당시 출정식에서 터키군 여단장이 "한국은 우리와 피를 나눈 혈맹국이며, 형제인 그들을 우리의 가족과 같이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 연설은 유명하다.

부산 유엔공원에는 당시 전사한 991명 가운데 462명이 잠들어 있다.

기자가 2009년 터키를 방문했을 때 만난 참전용사들은 한결같이 왼쪽 가슴에 터키 국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달고 있었다.

터키 참전용사들은 기자가 불러주는 아리랑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부산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은 뒤로 한시도 한국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터키는 우리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망설임 없이 달려왔다. 이제라도 우리 언론은 우리 형제들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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