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현지 언론은 호주 정부는 지난 6일 기준금리를 내리고 그만큼 시중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 등 대출 금리를 내려 소비자들의 상환 부담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시중은행들은 유럽발 글로벌 금융불안 탓에 조달금리가 높은 까닭에 정부의 입장을 수용 못한다며 버티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재 이용자들은 크리스마스 전 모기지 금리 인하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4대 시중은행들은 8일 현재까지는 모기지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종전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하향 또는 상향 조정하면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날에는 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내렸던 시중은행들은 이번에는 이틀이 지났음에도 정부의 금리 인하 동참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호주 정부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미루면 미룰수록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즉, 시중은행들이 이번에는 글로벌 신용경색을 이유로 금리를 내리지 않고 대신 추후 기준금리가 또 하향 조정되면 그때 모기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항의를 우려해 트위터 등을 통해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했다.
호주은행연합회(ABA)는 “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금리 인하 혜택을 전적으로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동참이 늦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모기지 상환 부담을 줄여 소비지출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웨인 스완 부총리겸 재무부장관은 “4대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들에 대해 화를 낼 이유가 충분하다”고 압박했다.
도이체방크 호주 신용분석 담당 책임자 거스 메데이로스는 “유럽발 금융불안으로 글로벌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호주 시중은행들은 지난 10월이후 신규 채권 발행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호주연구소(AI) 대표 리처드 데니스는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하향 조정을 틈타 대출 금리를 낮추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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