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아버지의 그늘에 가린 아들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들은 인디씬에서 래퍼로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정치인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마냥 반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결정적 한방'은 정치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현실도 코믹하게 비꼰다. 이한국(유동근) 장관은 정치인으로 신망이 두텁다. 서슬퍼런 군부독재시절 그는 민주자유화를 위해 몸을 불살랐다. 그와 함께한 동지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한국은 가장이자 직업은 정치인이 됐다. 장관까지 오른 그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하지만, 그의 동지 근석(오광록)은 정치인으로 성공한 뒤, 부패해버렸다.
영화는 정치인이자 아버지 이한국 장관의 이야기가 주다. 2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유동근은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로 작품을 이끌어 간다. 이외에 등장하는 윤진서와 김정훈은 나이에 비해 높은 내공을 선보였다. 감초연기로 극의 활력을 더한 것은 바로 오광록이다. 공백기를 벗고 복귀한 오광록은 특유의 톤으로 대사를 소화해 재미를 준다.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인물이 바로 근석 하지만, 오광록은 악역을 밉지않게 표현해냈다.
감독은 영화가 가족 영화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한국 장관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정치판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감독은 이한국 장관을 통해 한국 정치계를 비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감독은 이한국 장관을 슈퍼맨으로 표현했다. 나랏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그래도 영화는 무겁지 않고 밝고 경쾌하다. 이한국 장관의 넓은 오지랖 때문에 부하직원들은 연일 야근이다. 회식자리에서 하영(윤진서)는 술주정으로 불만을 토한다. 이에 이한국 장관은 "오늘따라 지랄이야"란 말로 응수한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부담없이 가족끼리 볼 수 있는 영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