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 17 한국측 수석대표인 유 장관은 9일 오전(현지시간) 회의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의 반대에도 많은 나라들이 예상하기를 ‘적어도 이번 회의에서 녹색기금은 합의해야 하지 않으냐’라고 한다. 마지막 순간에 합의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참여한 녹색기후기금 설치위원회가 지난 1년 동안 활동해 제출한 보고서가 총회 폐막 직전에 채택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보고서에는 ▲기금 이사국 ▲임시사무국 설정 및 ▲이사국과 임시사무국을 통해 녹색기금을 어느 국가들이 얼마만큼 내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유 장관은 특히 지난 7일 총회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GCF 사무국을 유치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재정지원 의사도 표명했다. 그는 GCF 사무국 유치 문제가 오는 2013년께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토의정서 2기 연장 문제에 대해서는 그러나 “쉽게 결정 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이번 총회 기간 최대 의제인 교토의정서 연장을 위한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임을 전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유일한 국제규약인 교토의정서는 오는 2012년 만료될 예정이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 “교토의정서 체제와 관련해 내년에 중요한 협상이 진행될 텐데 한국이 지도력을 발휘할 기회가 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 기간 COP 18 유치를 놓고 카타르와 경합했으나 총회 개최를 양보하는 대신 각료급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이번 총회의 협상 진행과 관련, 과거 선진국-개도국 간의 대치 구도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내부의 의견분화가 이번에 두드러지는 양상이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선진국은 그동안 2012년 이후엔 중국 등 주요 개도국도 감축의무를 지닌 새 의정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의 기간 ▲일본, 미국, 캐나다는 주요 개도국도 같이 하지 않으면 못하겠다는 태도인 반면 ▲유럽연합(EU)은 2020년 이후에 중국 등 주요 개도국이 의무감축을 진다는 조건 아래 교토의정서를 연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개도국 진영에서도 ▲중국, 인도, 브라질은 교토의정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인 반면 ▲최빈국의 경우 일부 선진국과 같은 의견을 지니고 있다. 최빈국과 군소도서국의 경우 교토의정서 2기 연장과 모든 나라가 구속력을 지닌 기후체제 가입을 바라고 있어 EU 입장에 기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COP 17은 당초 이날 오후 3시 폐막 예정이나 각국 대표단이 총회 결정문을 채택하기 위한 막판 협상을 밤늦게 또는 10일 새벽까지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유 장관은 한국이 비의무국임에도 BAU(배출전망치) 대비 30%를 줄이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는 등 한국이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각국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 장관은 “다만 (한국) 내부에서 과연 이를 실질적으로 지키고 있는가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라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법안의 국회 통과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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