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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4R 10번홀 티샷을 찾고 있다.[사진=미국 골프채널]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멀리건’(mulligan: 처음 친 샷이 엉뚱한 곳으로 곳으로 날아갔을 때 벌타없이 다시한번 치게 하는 샷)을 프로(선수)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프로도 사람인이상 “멀리건을 한 번 받았으면…”이라는 생각을 할 법 하다. 미국 골프채널에서는 전문가들에게 ‘올해 멀리건을 하나 쓴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고 물었다. 요약한다.
◆매킬로이, 마스터스 4라운드 10번홀 티샷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올해 4월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는가 했다. 그는 4라운드 시작할 때만 해도 4타차 선두였다. 전반을 마칠 즈음에도 2위와 1타차였다. 그러나 10번홀(파4)에서 불행이 시작됐다. 티샷이 왼쪽 숲속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했고, 그 홀을 시작으로 세 홀에서 무너지며 최종일 80타를 치고 말았다. 챔피언 찰 슈워젤에게 10타 뒤진 공동 15위에 만족해야 했다. 매킬로이는 그 두 달 후 US오픈에서 각종 신기록을 내며 우승했지만, 2011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를 두고두고 잊지 못할 듯하다.
◆톰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m 파퍼트 실패
쇼트게임에 일가견이 있는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미국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최경주(41·SK텔레콤)와 맞붙었다.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4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연장전에 돌입한지라 톰스의 상승세는 계속될 성싶었다. 그러나 연장 첫 번째 홀에서 90㎝ 거리의 파퍼트가 홀을 외면했고, 그보다 조금 짧은 거리의 파퍼트를 차분히 성공한 최경주에게 우승컵이 돌아갔다. 자신뿐 아니라, 그린 뒤에서 지켜보던 톰스의 아내와 두 자녀의 실망감은 어떠했을까. 톰스는 그 다음주 열린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아쉬움을 달랬다.
◆게이츠, 마지막 대회 3퍼트로 1타차 Q스쿨 행
보비 게이츠(미국)는 미국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웍클래식 최종홀에서 12m거리의 퍼트를 남겼다. 2퍼트로 홀아웃하면 상금랭킹 125위로 내년 투어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첫 퍼트는 홀에서 1.8m나 떨어졌고 파퍼트를 실수하면서 상금랭킹 126위가 됐다. 게이츠는 Q스쿨에 다시 가서 공동 3위의 성적으로 내년 투어카드를 받긴 했지만, 지옥에서 천당을 오간 격이 되고 말았다.
◆아마 1위 캔틀레이의 옥에 티
패트릭 캔틀레이(美UCLA대 2)는 올 여름 5개 미국PGA투어 대회에 초청받아 모두 커트를 통과했다. ‘톱25’ 밖으로 나간 것은 한 번뿐이다. 트래블러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는 60타를 쳐 주위를 놀랬다. 60타는 아마추어가 미PGA투어에서 기록한 18홀 최소타수다. 캔틀레이는 그러나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켈리 크래프트에게 져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짧은 파4인 15번홀(252야드)이 문제였다. 오전 라운드에서 3번우드 티샷이 그린을 넘어 보기를 한 그는 오후 라운드(33번째 홀)에서도 보기를 하며 지고 말았다. 레이업한다며 8번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두 번째샷마저 그린을 오버해버린 것. 4홀차 열세를 만회하고 32번째 홀까지 1up으로 앞서던 그의 상승세는 제동이 걸렸다.
◆우즈, 마스터스 나무 아래 샷
우즈는 마스터스 3라운드 17번홀 티샷이 그 유명한 ‘아이젠하워 트리’ 밑에 멈췄다. 우즈는 허리와 몸을 구부린 옹색한 자세로 그린을 향해 샷을 강행했다. 그 바람에 스윙 후 균형이 무너지며 몸이 삐끗하고 말았다. 부상은 쉽게 낫지 않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첫날 9홀 플레이를 한 후 기권했고, USPGA챔피언십에서는 커트탈락했다. 17번홀에서 레이업을 했더라면, 우즈는 12월 셰브론월드챌린지 이전에 부활을 알렸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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