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vs '증자'…안개 속 그린손보 경영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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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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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지급여력(RBC)비율 급락에 따라 경영정상화에 나선 그린손해보험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영두 회장이 직접 꺼내 든 경영권 매각 카드와 조커로 내세운 유상증자안 모두 자금 물꼬를 트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1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그린손보는 최근 경영권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자 RBC비율 회복을 위한 유상증자를 우선 처방했다.

그린손보는 오는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안을 최종 결의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그린손보는 이번 주총에서 6000만주로 제한된 발행예정주식 수를 8000만주로 늘릴 방침이다.

신주는 주총 결의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주당 최저 2500원씩 총 600억원 이내로 제3자에게 배정된다.

손보업계 안팎에서는 그린손보가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뱃머리를 돌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손보사 라이센스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매입을 검토 중이며 다른 지주사들 역시 손보사 인수합병(M&A)에 소극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투자를 통한 자금세탁에 연루되면서 내홍 수습에 여념이 없다.

BS금융지주가 여전히 매수 물망에 올라있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이 계약 성사의 관건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가격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며 “앞서 국내시장 철수작업에 들어간 에르고다음처럼 매각작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 불안의 여파로 주식시장의 흐름이 둔화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린손보는 이미 지난 10월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유상증자를 시도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린손보가 지급여력을 확보하려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며 “경영권을 내놓고 유상증자를 하느냐, 경영권을 내놓지 않고 유상증자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린손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경영권 매각과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향방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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