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이석채 KT 회장은 '낙담, 초조',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 찡그림', 이에 비해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활짝 웃음'이다.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최근의 얼굴 표정이다.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있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3인(人) 3색(色)'이다.
13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 LG유플러스가 각각 50여만명, 41만명을 넘기면서 오는 19일께 100만명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KT는 아직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LG유플러스의 경이로운 선전이다.
LTE 시장에서 SK텔레콤과 자웅(雌雄)을 겨루고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국내 이통시장에서 그간 부동의 1위였고, LG유플러스는 항상 '꼴찌'였다.
이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5:3:2라는 시장 점유율은 통신3사 체제 이래 변함이 없던 구조였지만 우리가 '탈 3등'을 외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가진 무기는 '1등 LTE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하반기까지 세계 최초로 4세대 LTE 시스템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패킷(묶음)으로 제공하는 ‘VoLTE’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내년 3월까지 국내 통신업체 중 최초로 읍·면 단위까지 최대 75Mbps 속도로 스마트폰을 즐길 수 있는 전국 LTE망을 조기 구축한다.
LG유플러스가 이 같은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이 부회장이 활짝 웃음을 짓고 있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법하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LG유플러스의 공세에 흠칫 놀랐다.
하 사장은 지난달 초 LTE 서비스 시장 경쟁 상황에 대해 “홍보는 홍보에 그칠 것”이라며 “통화품질 등 다방면에서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G유플러스가 LTE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공세를 펴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화품질, 속도 측면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의 경쟁이 비등해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 지역 범위만 따로 놓고 보면 LG유플러스에 비해 오히려 밀리는 형국이다.
경쟁사의 공격적인 사업전략에 이석채 KT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중반만 하더라도 스마트 혁명의 전도사라고 불렸다.
아이폰 도입,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 공정가격 표시제도 실시 등 굵직굵직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LTE 시대가 도래하면서부터 그의 존재감이 옅어 지고 있다는 지적이 슬슬 흘러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KT는 2세대(2G) 서비스 종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LTE 서비스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KT는 당초 지난 8일 2G 서비스를 종료한 뒤 이 주파수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KT의 2G 서비스 종료에 대해 반발하는 2G 가입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집행정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KT는 LTE 서비스에 차질을 빚게 됐다.
소송 진행상황을 볼 때 KT가 LTE를 시작하려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가 LTE를 시작하더라도 이미 저만치 멀리 가 있는 경쟁사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어야만 한다.
그동안 이 회장이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LTE 서비스 전략이 큰 차질을 빚고 있어 이 회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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