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헌규 기자) "마음에 안들거나 고쳤으면 하는 곳 있으면 말씀해주세요(중국 조소작가 우웨이산)"
"어디 한군데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아주 똑같아요(박태준 회장)."
지난 2010년 10월 13일 오후 2시. 중국 난징(南京)을 찾은 '세계 철강거인 박태준'과 중국 최고의 조소작가인 우웨이산(吳爲山)이 나눈 대화내용의 한토막이다.
고 박태준회장은 당대 중국 최고의 조소예술가인 우웨이산 난징대 교수에게 부탁해 자신의 조각상을 제작했고 이날 중국 난징의 중국 조소창작기지 견산원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런 얘기를 나눈 것.
이 자리에서 고 박 회장의 조각상을 지켜보던 중국 정재계및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박회장을 제대로 표현했다"며 "형체에는 생동감이 넘치고 조형에는 간결미와 함께 기품이 서려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대해 우 교수는 "작품을 만들면서 비범한 재주와 탁월한 식견을 가진 세계 철강 거인으로서 박 선생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작품 구상과 창작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마치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이게 바로 나구먼. 내가 중국에 있네"라는 얘기를 연발하며 신기해 했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전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박 회장에 대해 뛰어난 통찰력과 전략적 안목을 가진 세계 제일의 철강인이라고 높이 평가해왔다. 특히 많은 중국 정재계 지도자에게 박 회장은 우 교수가 말한 대로 비범한 능력을 가진 세계적인 철강거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중국에서 박 회장의 지명도를 말해주듯 이에앞선 지난 2005년 10월에는 '세계 최고의 철강인’이라는 제목으로 박태준 자서전 중국어판이 출간되기도 했다. 희수(77세)에 펴낸 이 중국어판 자서전 발간은 중국 정부와 철강 기업인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중국대반점에서 열린 이 출판기념회에는 쟈오난치(趙南起) 전정협 부주석, 쟈오홍(趙虹) 최고인민검찰원 부검찰장 등 중국정부 및 철강업계 인사 총 28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박 회장의 조각상을 제작한 우 교수는 조소 작품분야에서 당대 중국 최고의 예술가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 20년간 총 400여명의 각분야 명인 조각상을 만들었다. 지난 1월 중국국가박물관 북문에 세워진뒤 지금은 서편의 조각 공원으로 옮겨가 있는 공자상도 다름아닌 그의 작품이다.
우 교수는 1962년생으로 전국정협위원이며 중국 예술연구원 미술연구소장과 중국조소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또 홍콩 중문대명예원사인 동시에 한국 인제대학 명예철학박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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