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러시아가 회원국들의 승인을 얻어 154번째 정식 회원국이 됐다.
러시아는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7번째 경제 대국인 만큼, 이번 WTO 가입으로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승용차 수입 관세율을 현재 30%에서 오는 2019년까지 15%로 낮추는 등 평균 수입관세율을 점진적으로 현행 10.3%에서 7.2%로 낮출 예정이다. 또한 통신·보험·은행·운송·유통 등 11개 부문 116개 하위부문을 개방하는 등 서비스 분야의 양허 대상이 늘어나고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면서 외국 업체들의 러시아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는 러시아의 수입규모가 2010년 2487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4340억 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도 WTO 가입이 매년 GDP 1% 정도의 성장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번 러시아의 WTO 가입으로 매년 40억 유로에 달하는 수출 증대효과를 기대한다. 이에 따라 장기화되고 있는 유럽 시장의 불황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도 러시아 WTO 가입에 따른 수혜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세 장벽이 대폭 완화되면서 올해 100억달러에 달하는 대러 수출액이 2015년에는 2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덩달아 현재 11위인 수출순위도 5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IT제품, 자동차 부품, 자동차, 가전제품, 생필품, 식품의 수출이 유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경제 전반이 투명해지면서 투자에 따른 예측 가능성이 증대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러시아는 위생검역, 통관, 규격인증, 지적재산권 보호, 투자정책 등을 WTO 규정에 적합하도록 개선하고 제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간 러시아 역내 불안정한 산업환경 때문에 투자를 꺼려왔던 한국 기업들이 향후 현지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원유, 가스, 유연탄 고철 등 700여개의 자원 품목에 대해 수출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이 러시아로부터 자원을 도입하는 것도 유리해질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중국의 WTO 가입 후 수출이 크게 증가했던 것처럼,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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