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들은 제대로 수습도 이뤄지지 못한 시신들이 쌓여 있다고 18일 전했다.
특히 인명 피해가 컸던 민다나오 북서부 카가얀 데 오르와 일리간시의 임시 안치소 등은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가얀 데 오르 시의 장의업체 관계자는 “시신이 몰려들고 있지만 깨끗한 물이 없어 방부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밤부터 정전되면서 이 지역 수돗물 공급 시스템이 마비됐다.
이 관계자는 “방부처리 되지 않은 시신이 빠른 속도로 부패하면서 인근에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또 다른 주변 오염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희생자들은 가족이 한꺼번에 숨지면서 신원확인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센터 등에 수용된 이재민 3만5000여명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카가얀 데 오르 시 당국 등이 임시 방편으로 소방용 소화전을 개방해 부분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나섰다. 하지만 필요량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물뿐만 아니라 전기와 전화 등이 모두 끊긴 지역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홍수 피해를 본 대부분 마을이 물이 빠지고 나서도 진흙밭과 쓰레기장으로 변하면서 복구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지 한 관리는 “사망자 수를 세는 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복구 작업은 엄두고 못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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