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적십자사는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652명, 실종자가 808여명에 이른다고 18일 밝혔다.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폭풍우로 민다나오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재민 3만5000여명이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한국 교민도 1명이 포함됐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7일 새벽 민다나오 북쪽의 카가얀 데 오로 시에 거주하는 한국인 김모(16)양이 자택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미처 밖으로 대피하지 못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상당수의 피해 마을들은 구조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과 전기, 전화 등이 끊긴 가운데 주민들이 배고픔과 피로 속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현지 관리는 전했다.
로렌스 크루즈 일리간 시장은 “홍수에 휩쓸려 집들이 흔적없이 사라진 곳이 도처에 널렸다. 나무의 뿌리가 뽑혔고 다리도 사라졌다”면서 “시 역사상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우와 홍수가 카가얀 데 오르와 일리간시, 라나오 델 수르 등에 집중된 만큼 이 지역의 피해도 컸다.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풍우가 주민이 깊이 잠든 야간에 발생한 데다 홍수와 만조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재난대책회의를 열고 행정력 지원을 약속했다.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재해·재난 대책 매뉴얼에 대한 재점검을 지시했다.
필리핀군은 2만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활동에 나섰다.
필리핀에선 지난 9월에도 태풍 네삿과 날개가 잇따라 휩쓸고 지나가 1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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