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금이 많이 오른 5곳 중 4곳이 강북권인데다 소형아파트의 오름세가 가팔라 서민 가계의 고통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은행과 국민은행의 주택전세가격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11월 현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6.5(2011년 6월=100)로 전년 같은 달보다 14.5%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4.2%의 3.45배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01년 1월 53.9에서 2011년 11월 106.5로 약 10년 새 두 배로 뛰었다.
한강을 기준으로 보면 강북권 아파트 전세금은 1년 전보다 15.3% 올라 강남권의 13.9%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서울 내에서 아파트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북구(17.4%), 도봉·노원구(17.3%), 성동구(17.2%), 송파구(15.7%) 순이다. 전세금 상승률 상위 5곳 중 4곳이 강북권이다.
규모별로는 소형아파트(15.9%)의 오름폭이 가장 컸고, 중형아파트(15.0%), 대형아파트(11.5%)가 그 뒤를 이었다.
강북권은 소형아파트의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올랐지만 강남권은 중형아파트 전세금의 오름세가 강했다.
강북권의 대형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0.6%, 중형아파트는 15.0%, 소형아파트는 17.4%이었다. 강남권은 대형아파트가 11.9%, 중형아파트는 15.0%, 소형아파트는 14.3% 상승했다.
소형아파트는 전용면적 62.8㎡ 미만, 중형아파트는 62.8㎡ 이상∼95.9㎡ 미만, 대형아파트는 95.9㎡ 이상을 의미한다.
서민 거주 비중이 높은 강북권 소형아파트의 전세금이 급등한 탓에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실질소득의 증가세가 미미한 상황에서 전세금이 계속 오르면 가계가 어떤 식으로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지는 등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빠르게 오르자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50.8%로 2003년 9월 51.7% 이후 8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강북권이 53.5%로 2006년 11월 53.7% 이후 5년 만에, 강남권은 48.6%로 2003년 5월 49.4%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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