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1월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재판매 가격 유지행위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아웃도어 만의 특장점으로 여겨졌던 품질 면에서도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주 5일 근무의 정착과 레저 인구의 증가로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며, 올해 관련 의류 시장 매출은 4 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50만원을 호가하는 한 브랜드의 점퍼는 '국민 교복'으로까지 불리며 인기를 구가했고, 지금도 백화점 등 관련 매장에서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업계의 고가정책에 대한 소비자와 소비자단체의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업계는 이러한 의견과 요구를 묵살해왔다. 타 업종과 비교 우위에 있는 고가 소재 사용·기술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비 마련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 아웃도어 제품들의 상당수가 소재에 따른 가격 차에도 불구하고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가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해 온 '고어텍스(Gore-Tex)'를 사용한 고가의 제품들이 일반 소재의 저가 제품보다 품질이 월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시모 측은 이들 고가 제품들은 국내 산행이나 레저 활동에 비해 지나친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해 고가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업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더욱이 이번 품질 실험 결과에서는 코오롱이 판매하는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 소비자들의 불만을 극대화시켰다.
얼마 전 실시된 대형마트의 아웃도어 제품 반값 판매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실용성을 앞세운 '중저가' 아웃도어 업체들의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이러한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의 변화를 위해 제품의 기능성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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