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민주화의 상징 '바츨라프 하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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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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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체코 민주화의 주역,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75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19일 영국의 BBC에 따르면 하벨의 비서인 사비나 탄체코바는 “하벨 전 대통령이 만성적인 지병이 악화되며 18일 오전에 체코 북부에 있는 별장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하벨의 마지막 순간에는 아내인 다그마르와 몇몇 기자들이 있었다. 지독한 스모커였던 하벨은 감옥에 수감될 때부터 만성적인 호흡질환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지병으로 목 수술을 받을 후 호흡이 힘들어지자 2009년 12월부터 프라하의 병원에 입원했었다.

체코 내각은 19일 특별총회를 열고 국가적인 애도를 실시했다. 프라하 성에는 검은 국기가 휘날렸다. 사람들은 웬슬라스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하벨 전 체코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했다.

하벨은 체코가 기존 구소련의 지배하의 공산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하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 하벨은 벨벳혁명을 이끌어 1993년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가 평화적으로 분리하는데 기여했다.

체코 뿐만 아니라 동유럽이 공산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는데 추진적인 원동력이 된 인물로 전세계적 애도가 끊기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하벨의 전투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유럽의 큰 손실인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도 하벨의 죽음에 대해 “깊은 슬픔”이라며 유럽인들은 하벨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애도했다.

1936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하벨은 기존 공산주의에 반체제 내용의 희곡을 쓰고 1975년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내며 이름을 알렸다. 인권선언문인 ‘77조 헌장’을 공동집필해 감옥에 수감되며 체코의 민주화 인물로 떠올랐다.

하벨은 신민 포럼을 주축으로 대규모 평화시위로 종말을 맞이했으며 첫 민선대통령이 되어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의 대통령을 지냈다. 체코슬로바키아가 분리된 후에 초대 체코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재선에 성공해 2003년까지 대통령직을 역임했다.

건강 악화로 정계를 떠난 하벨은 인권활동가로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다시 집필에 몰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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