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소규모 농산물 가공산업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 이명숙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장

도라지 재배 경력 14년의 베테랑 농사꾼인 한 농촌 여성은 믿을 수 있고 우리 몸에 좋은 농산물 가공품을 만드는 꿈을 품고 있었다.

그는 농촌진흥청, 도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농산물가공 기술을 습득하였고 제조법을 표준화하여 발효진액, 조청 같은 도라지 가공품을 생산했다.

생도라지나 박피도라지로만 판매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2006년 사업자 등록을 내고 도라지음료, 청, 환 등의 가공품을 생산하는 창업의 꿈을 실현하였다. 사업주의 나이 60세에 마침내 꿈을 이룬 것이다.

특히 약도라지를 이용한 가공제품은 웰빙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발전을 거듭하여 연간 4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장이 되었고 2009년도에는 농촌진흥청 주관 농산물 가공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농업인의 뚜렷한 목표와 이루고자 하는 끈기, 농촌진흥공무원의 열정적인 조언 그리고 시대적 트렌드 삼박자가 잘 맞았던 좋은 사례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작은 규모 사업장과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나갔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안전하고 품질좋은 재료를 이용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거기에 농업인과 농촌진흥공무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낸 결과이다.

이러한 신념과 아이디어로 도전한다면 소규모 가공사업장도 얼마든지 농업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꿈을 실현하는 돌파구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현재 소규모 농업인 가공사업의 현황과 장단점을 분석하고 농업인 스스로 개성 있는 명품 경영자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기관이 적극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 후 문제점을 현장에서 해결해주고자 종합 컨설팅팀을 구성하였다.

총 5개 분야로 구성된 컨설팅팀은 수확 후 관리분야에서 식량·원예·축산 등의 관리기술을 지원한다. 농산물가공분야는 농산물가공 및 포장기술과 품질평가를 지원하고 식품안전분야는 GMP·HACCP·유해경감기술지원, 소비·식문화분야는 로컬푸드·향토음식 발굴 지원한다.

경영유통분야는 경영·마케팅·수요예측·유통 기술을 지원한다. 농업인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처방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 농가 스스로 정착할 수 있도록 강소농 시범농가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세상이 오염되고 사람이 오염돼서 더 이상 명품을 만들 수 없다"고 따져 묻던 장인과 "그래도 천년 가는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뜻을 합치고 정성을 다해 천년 가는 종이를 만들어 내는 장면이었다.

경쟁국들에 비해 경영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농가들은 지금 고객가치 창출 및 고객기반 확보의 혁신역량을 갖추고 경영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강소농’이 되고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농촌진흥청과 전국의 농촌진흥기관은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으로 ‘강소농 육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농산물 가공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농업인에게 어떠한 환경에서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이루고자 하는 절실한 뜻이 있다면 반드시 길은 열릴 것이다.

강소농이 결실을 맺는 그 날까지 농업인, 농촌진흥청 공직자, 유관기관 모두가 호흡을 같이하여 앞을 향해 달려간다면 무지개 같던 꿈도 내 눈 앞에 와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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