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중증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 역시 김 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비춰봤을 때, 뇌졸중에 의한 후유증보다 급성심근경색과 심실세동(부정맥)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을 일으켜 쓰러진 이후 끊임없이 건강악화설이 나돌았으나 이번 사망의 원인이 뇌졸중이라면 병원에 갈 시간도 없이 열차에서 숨을 거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졌다가 막히는 질환으로 혈관에 혈액의 찌꺼기인 혈전이 쌓여 혈관을 막아 심장의 기능을 멈추게 만든다.
동맥경화와 관련이 큰 심근경색은 유전적 소인이 강하지만 비만이나 식습관 등이 병색을 악화시키는데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비만 증세를 보였으며 육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한다.
지난 1994년 82세로 사망한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역시 동맥경화에 따른 치료 중에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해 사망했다.
김영인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급성심근경색 말고는 사망 원인을 추정하기 힘들다”며 “뇌졸중의 경우 그동안 몇 년에 걸쳐 검사와 치료를 해오던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방이 돼 왔다는 점에서 사망 원인이 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김 위원장은 69세라는 고령의 나이와 더불어 비만 등으로 혈관에 기름 찌꺼기가 끼어서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 더욱 촉진됐을 것이다. 여기에 과로와 추운 날씨 등이 겹치면서 심장병을 더욱 악화시켰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특히 1시간 안에 심장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나 약물치료를 시도해야 하는 심근경색증이 열차안에서 발병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조치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앞서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사망한 이후 건강 악화설이 나돌 때 마다 김 위원장이 각 지역을 돌며 현지 시찰을 하는 사진 등을 내보내며 건강상태의 호전을 암시하는 보도를 내보내며 이를 차단해 왔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이미 2008년 8월 14일 김정일이 뇌혈관계 이상으로 쓰러졌다 회복된 이후 미국의 정보기관은 김정일이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29%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에 따른 사망이 지속적으로 예견돼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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