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코스피가 크게 출렁이며 장중 5% 가까이 밀렸지만 결국 3.43% 하락마감했다.
전문가들 가운데 대부분은 경험적으로 판단했을 때 전문가들은 당일날은 증시가 출렁여도 곧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일성이 사망했던 1997년, 2002년 2차 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이 폭침당한 날에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0~0.5% 사이에서 움직이는 등 큰 변화가 없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주가 측면에서는 지난 십수년간 발생했던 대북 리스크에 따른 충격의 학습효과로 시간이 지날수록 조정의 폭과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결론적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적으로는 중립, 장기적으로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북한과 관련한 리스크(위험)가 주식시장에 중장기 악재가 되지 못했다는 학습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일단 금융시장은 급락 이후의 되돌림 과정이 나타날 전망이다”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북한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점은 전날 연기금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외국인이 큰 동요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일성 사망 소식이 터진 당시 5000억원 이상 매도하던 외국인이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수세를 늘려 2065억원 순매도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사실 외국인이 최근 10일(12월9일~19일) 동안 일일평균 2052억원 순매도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일성 사망때는 김정일 후계체제가 20년 이상 준비된 상황이라 북한 체제 변동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현재보다 훨씬 적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이전에 후계체제가 공고히 되지 않은 상태라 상황을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20년 이상 준비된 지도자로서 김정일이 가지는 위상과 후계자로 부상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김정은이 가지는 위상의 차이가 커 상황이 다르다는 것.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와 관련해 너무 앞서가기보다 불확실성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시각이 필요할 때다"라며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라는 시각에서 공격적인 주식비중 확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위험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1994년의 김일성 주석 사망 시점과 현 상황과의 유사성을 근거로 빠른 주가 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다소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코스피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충격에서 단기에 벗어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라며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김정은 체제로 권력 이양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북한의 새로운 정권 안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날 코스피가 출렁였던 이유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부각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유럽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밤사이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채권 매입 확대를 반대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뉴욕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뉴욕 S&P500과 나스닥은 1% 이상 하락했으며 다우평균은 0.8% 밀렸다. 영국이 IMF출연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