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로 수면아래로 잦아들었던 통일재원 논의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다시 불을 댕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통일재원은 지난해 광복절 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통일 후 초기에 드는 예산만 최소 27조원이라는 점은 내년 예산안 총지출의 8%에 해당한다. 통일비용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천문학적이라는 공통점으로 재정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형 시나리오(2020년 통일)에서는 통일 전 10년간 7조7000억원, 통일 후 10년간 371조~1253조원 등 총 379조~1261조원이 들 것으로 봤다. 통일 후 초기 1년간 비용은 단기형 27조~120조원, 중기형 56조~278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통일부는 통일계정을 기금에 신설하고 정부와 민간 출연금, 남북협력기금 불용액, 다른 법률이 정한 전입금이나 출연금을 재원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김 위원장 사망으로 내년 남북협력 예산이 변화될지도 관심사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올해(1조153억원)보다 줄어든 1조70억원 규모다.
내년 주요사업을 보면 쌀 40만t 지원에 3100억원, 비료 30만t 지원에 2189억원이 반영됐다. 신규 사업으로 대북 자연재해 지원용 150억원이 포함됐다. 이를 합한 인도적 지원 예산은 일부 품목의 단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6209억원에서 내년 6550억원으로 증액됐다.
현 정부 들어 협력기금은 1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남북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집행률이 10%에도 못미쳤으나 관계가 개선될 때를 대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만일에 대비해 예비비를 넉넉하게 가져갈 필요성도 제기된다. 재해 등 예산 편성 당시 예기치 못했던 상황에 대비하는 예비비는 올해 2조4000억원 수준이지만 내년 2조8000억원으로 잡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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